"연봉 4천만 원이면 월 333만 원 아니야?"
이직 제안을 받고 머릿속으로 계산기를 두드려본 적 있을 겁니다. 연봉 4,000만 원 나누기 12는 333만 원. 그런데 첫 월급날 통장을 열면 찍혀 있는 숫자는 287만 원쯤 됩니다. 46만 원이 감쪽같이 사라진 거죠. 계산을 잘못한 것도, 회사가 떼먹은 것도 아닙니다. 세전 연봉과 실제 손에 쥐는 돈 사이에는 원래 이 정도 간격이 있습니다.
문제는 이 간격이 연봉마다 다르고, 같은 연봉이라도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. 그래서 "연봉 얼마"라는 숫자만 보고 이직을 결정하면 십중팔구 통장 앞에서 한 번 당황합니다.
먼저, 연봉을 12로 나누는 게 맞나?
가장 기본적인 함정부터 짚고 갑니다. 회사가 말하는 "연봉"이 12개월치인지 13개월치인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. 어떤 회사는 연봉 안에 상여를 포함해 13, 심지어 그 이상으로 쪼갭니다. 연봉 3,900만 원을 12로 나누면 세전 325만 원이지만, 13으로 나누면 300만 원입니다. 매달 25만 원 차이. 계약서에 '연봉을 몇 개월로 나눠 지급하는지'가 적혀 있으니 사인하기 전에 반드시 봅니다.
12로 나눈 게 맞다 쳐도, 그 325만 원은 여전히 '세전'입니다. 진짜 통장에 들어오는 돈은 여기서 또 한 번 빠집니다.
명세서를 실제로 뜯어보면
급여명세서를 처음 제대로 들여다보면 공제 항목이 생각보다 많습니다. 연봉 4,000만 원(비과세 식대 월 20만 원, 부양가족 본인 1명 기준)을 예로 들면 매달 이렇게 빠져나갑니다.
- 국민연금 약 14.1만 원 (과세소득의 4.5%)
- 건강보험 + 장기요양보험 약 12.5만 원
- 고용보험 약 2.8만 원
- 소득세 + 지방소득세 약 16.7만 원
합치면 약 46만 원. 세전 333만 원에서 이만큼 빠져 287만 원이 남습니다. 앞의 세 항목(국민연금·건강보험·고용보험)은 이른바 4대보험이고 소득에 거의 비례합니다. 진짜 변수는 맨 아래 소득세입니다. 소득세는 비례가 아니라, 소득이 클수록 세율이 계단식으로 뛰는 누진 구조라 연봉이 올라갈수록 이 한 줄이 공제 전체의 몸집을 키웁니다.
연봉별로 '사라지는 돈'은 이만큼
같은 조건(비과세 월 20만 원, 부양가족 1명)으로 계산기에 넣어본 결과입니다.
| 연봉 | ÷12 (기대한 월급) | 실제 월 실수령 | 매달 사라지는 돈 |
|---|---|---|---|
| 3,000만 원 | 250만 원 | 약 223만 원 | 약 27만 원 |
| 4,000만 원 | 333만 원 | 약 287만 원 | 약 46만 원 |
| 5,000만 원 | 417만 원 | 약 350만 원 | 약 66만 원 |
| 7,000만 원 | 583만 원 | 약 473만 원 | 약 111만 원 |
| 1억 원 | 833만 원 | 약 644만 원 | 약 190만 원 |
연봉 3,000만 원에서는 매달 27만 원이 빠지지만, 1억 원에서는 190만 원이 빠집니다. 연봉은 약 3.3배 늘었는데 빠지는 돈은 7배로 뛰었습니다. "연봉 두 배면 실수령도 두 배"라는 직관이 왜 어긋나는지, 이 표 한 장이 설명합니다.